조회수가 전부다

무슨 참칭 패널 염병질들을 보면서 먹고 사는 데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엊그제는 어느 방송에 갔는데 상대방이 정치인 출신이었다. 진행자가 방송 시작 전에 정치 얘기 이것 저것 묻더라. 할 얘기가 많지. 그 지역구 옛날에는 어느 의원이었고 거기 상황이 어떻고… 난 그냥 조용히 있지. 너무 저쪽하고만 얘기했다고 생각했는지 진행자가 나한테도 한 마디 묻더라. “정치는 안 하세요?” 삶의 모든 과정이 곧 정치 아니겠습니까? 라고 답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그냥 웃으면서 고개만 흔들었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 짓거리도 쉬운 일이 아니다. 좀 잘 안되는 프로그램 가면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막 너무 좋아한다. 근데 좀 되는 프로그램 가면 그냥 방송인 취급한다.

요즘은 유튜브 덕분에 더 찬밥 신세다. 유튜브 조회수 보면 딱 나온다. 저 같은 사람들은 변수가 안 된다. 무슨 주제를 다루든 누구를 상대로 붙였는지에 따라 달라지지, 제가 조회수 변화의 어떤 주도적인 변수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저 같은 사람들은 그냥 아무데나 땜빵 넣는 정도로 쓰인다. 저 같은 사람들은 사실 진보든 보수든 참칭이든 상관이 없는 패널이다.

다음주 모 프로그램에 상대편으로 나오는 ‘진정한 보수’ 패널이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운다고 한다. 보통 그러면 그 분 말고 다른 분이 대리로 나온다. 그러나 저는 아마도 다른 이가 자리를 비운 다른 코너에 투입될 예정인 모양이다. 아마 제가 조회수를 20만씩 몰고 다니는 패널이었으면 그런 결정 안 할 것.

라디오라는 게 분기별로 청취율 조사 하는 거 말고 판단 기준이 없었음. 제작진의 감으로 해나가야지 별 뾰족한 수가 없는 거지. 근데 이제는 유튜브 조회수가 그 기준을 제공. 쌓여가는 동영상 별 조회수 비교해보면 데이터가 딱 나옴. 실제 나와서 그 사람이 무슨 좋은 얘기를 했는지는 아무 상관 없음.

그래서, 정진석 씨 저 얘기 있잖아? 다들 방송에서 정신나간 소리라고 비웃고 떠들고 그랬지? 근데 근본적으로 어떤 마인드라는 차원에서는 방송 만드는 분들도 그렇고 공론형성에 별 관심도 없고 의지도 없다는 점에서는 다 별 차이 없다고 봐.

평론가 은퇴했고요. 패널도 곧 은퇴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