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안 팔린다는 것은…

내가 책이 안 팔린다고 한탄할 때, 방점은 이걸로 돈을 벌 수 없다는 데 찍히는 게 아니다. 돈은 다른 걸로 벌 수 있다. 직업은 없지만 생계수단은 있다. 책은 어차피 돈이 안 된다. 책이 안 팔린다는 것은, 내 생각과 문제의식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긴 얘기를 인터넷으로 하긴 어렵고, 말로 하긴 더 어렵고, 그렇다고 일거수일투족이 보도되는 것도 아니고, 책이라도 써서 하고 싶은 얘길 해보자… 그러나? 항상 말하듯 1) 사도 읽지 않고 2) 읽어도 이해하지 않고 3) 이해해도 기억하지 않는다… 물론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남 탓 할 일이 아니고 더 그럴듯한 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와는 별개로, 책은 이미 망했다. 서점에 가면 온통 그런 내용들 뿐이다. 왜 이 상품(여기에는 생각 사상 주의가 포함된다)이 구매할만한 것인지를 열심히 설명하고 홍보하는 책들만 지천이다(전부는 아니다). 책 제목이 ‘애플의 위대함’이고 내용이 “여러분도 앱등이가 되십시오!”인 거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여기에 아주 익숙해져서(왜 익숙해졌는지는 냉소사회에…) 시원하게 이 상품이 위대하다고 정해주지 않는 책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태도를 유지한다. 이 사람들의 눈에는 모든 책이 다 그렇다. 그래서 내가 냉소사회를 썼다고 하면 ‘아 냉소주의를 파는 분이신가보다’한다. 그게 아니라고 떠들면 ‘지금 영업 하시나보다’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 분들은 감사하고 행복하시고 한 해 마무리 잘 하십시오.

말해서 뭐하나

이 블로그에 쓰는 짧은 글을 갖고도 종종 드는 생각이다. 그 짧은 글에 다 써놨는데 똑같은 얘기 또 하는 사람들 있다. 예를 들면 여기다가 “어제 고기 반찬을 먹었지만 약을 먹기 때문에 통풍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썼다면 그걸 읽고 꼭 “통풍이라면서 왜 고기 반찬을 먹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그러니 뭔 긴 글을 쓰고 책을 쓰는가.

이러면 무슨 잘난척하고 남 탓만 한다는 얘기가 나올 거 같은데, 사람을 탓하는 게 아니고 애초에 나의 입과 남의 귀 사이에 통약불가능성이란 게 있지 않느냐 라는 얘기다. 그거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런데 특정 대목에서 공통된 생각과 지향을 지금까지 함께 해왔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전혀 다른 소릴 할 때는 거의 절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운동권이다. 그동안 무슨 남 욕하는 핑계만 늘었다. 맞는 얘기를 해도 주둥이만 살지 않았느냐 대안이 없지 않느냐 이런 얘기 하고, 대안까지 나름대로 숙고해서 얘기를 하려고 하면(당연히 간단한 말로 나오지 않는다. 대안이 간단하면 이렇게 됐겠냐?) 못 알아 듣겠다든지 딴청 피든지 하고… 결국 그냥 자기가 하는 게 맞다는 것만 확인받고 싶어 하며 다른 것엔 관심이 없는데 이런 자세로 무슨 세상을 바꾸고 진지한 고민을 하나…

더 쓸려다가 너무 화가 나서 그만 씀…